먹꾸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번들렌즈는 성능이 좋지 않다고요.

물론 고가의 렌즈들에 비해서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못 쓸 정도의 성능이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늘은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들 중 몇 장을 예시로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촬영 카메라는 제가 애용하는 캐논의 EOS M50이고, 번들렌즈는 ef-m 15-45mm 렌즈입니다.

​

ef-m 렌즈는 캐논의 크롭 미러리스용 렌즈입니다.

캐논의 크롭 미러리스는 1:1 풀프레임 기준 1:1.6, 즉 1.6배 크롭되는 센서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

풀프레임 카메라들 중 번들렌즈에 속하는 표준렌즈들의 화각은 보통 24-70mm를 가집니다.

캐논 ef-m 15-45mm 렌즈의 경우 각각의 화각에 x1.6을 하면 풀프레임 기준의 환산 화각이 됩니다.

15 x 1.6 = 24
45 x 1.6 = 72
​
ef-m 15-45mm 번들렌즈의 환산화각은?
24-72mm

이 표준 화각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각으로 광각으로 촬영하거나 줌을 당겨 준망원으로 촬영하기에 매우 적합한 화각대를 가집니다. 사용하는 사람의 용도에 따라서 ef-m 11-22mm의 초광각 렌즈, ef-m 55-200mm의 망원 줌렌즈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밝은 조리개값을 원할 경우 F1~2 정도의 밝기를 가진 단렌즈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번들렌즈는 이런 화각들 중에 자신이 주로 어떤 화각을 사용하는지를 경험해보기 좋은 렌즈입니다. 그 중에 자신에게 맞는 화각대를 찾아 해당 화각대의 고성능 렌즈를 구매하는 순서가 가장 맞는 것이죠.

​

​

이야기가 샜는데요. 그렇다면 번들렌즈는 정말 그 용도일 뿐일까요?

좋은 렌즈를 사면 버려질만한 렌즈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볍게 들고 나가서 스냅샷을 찍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렌즈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작고 가벼운 무게를 가진 렌즈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번들렌즈들의 조리개는 어두운 편이라 야간에는 노이즈가 많이 끼게 되지만, 주간 촬영을 함에 있어서는 조금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

반대로 고성능 고가의 렌즈일수록 무게가 상상 이상으로 무거워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휴대하려면 큰 맘 먹고 들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꽤 많은 캐논 크롭 미러리스 사용자들이 ef-m 22mm(환산화각 35mm)의 가벼운 단렌즈 하나만 챙겨가서 휴대성과 성능을 챙기기도 합니다. 물론 단렌즈는 줌 기능이 없기 때문에 직접 발로 뛰며 자신에게 맞는 화각을 맞추게 되죠. 일명 발줌입니다.

​자, 그럼 이제 각설하고,
번들 렌즈로 촬영한 결과물의 퀄리티를 한 번 보시겠습니다.

순서대로 무보정 JPG, RAW 원본, RAW 보정 사진입니다.

캐논 카메라의 경우 오토로 놓고 막 찍어도 JPG 결과물의 색감이 잘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거기에 비루하지만 저의 아마추어 보정 실력도 한 번 얹어봤습니다. 함께 확인해보세요.

화사한 색감을 살려봤습니다.

따스한 느낌을 표현해봤습니다.

물빠진 색감에 활기를 불어넣어봤습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번들렌즈도 쓸만하지 않은가요?

물론 조리개 값이 낮은 단렌즈들에 비해서는 분명 심도 표현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웃포커싱이 엄청 예쁘게 되진 않아요. 특히 인물 사진을 찍는다면 더더욱 그렇죠. 인물은 역시 단렌즈가 최고입니다.

​

하지만 다양한 화각으로 풍경을 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인물과 풍경을 모두 전천후로 담으려는 사람이라면 번들렌즈는 정말 간편하고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렌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표준 화각에 충분히 익숙해진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화각대의 고성능 렌즈를 추가해도 결코 사도 늦지 않습니다. 렌즈 교환식 DSLR, 미러리스 카메라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한 번 바디와 번들렌즈 키트부터 입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