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먹꾸름입니다.

오늘 들고온 카메라는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 에보입니다.

딱 봐도 예쁘게 생겼죠?

이 카메라가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카메라인데요.

지금도 이걸 대체할만한 감성을 가진 폴라로이드 계통의 카메라가 있는가 하면? 딱 떠오르진 않네요.

최근에 출시한 코닥 미니샷 era정도?

캐논 인스픽이나 라이카 소포트 같은 것도 있긴 한데...

가성비 감성비 이런 거 다 포함해서 제 개인적인 취향만 놓고 본다면 역시 인스탁스 미니 에보가 제일 취향이긴 합니다.

아무튼 방금 언급한 인스픽이나 소포트 같은 카메라들 포함되는 내용이기도 한데요.

우선 이 카메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찍자마자 바로 출력되는 그런 진짜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아니에요. 포토프린터에 카메라가 달려있는 디지털 카메라고요. 그 포토프린터가 단지 폴라로이드처럼 즉석에서 인쇄가 되는 방식인 것뿐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뭔가 좀 없어보이긴 하는데, 감성 다 내려놓고 이야기한 부분이었고요.

지금부터는 좀 더 감성에 치우쳐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볼게요.

제가 이 카메라를 사용해오면서 느꼈던 부분들입니다.

디자인

우선 예뻐요. 딱 봤을 때 예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여성분들도 많이 좋아할만한 디자인인데, 제 아내도 보자마자 관심을 보였던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이나 배색이 굉장히 클래식하다 보니까 레트로한 감성도 잘 챙기고 있고요.

다만 이게 막상 손으로 만져보면 에이 싶을 정도로 플라스틱함이 굉장히 과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요즘 출시하는 100만원대의 일반적인 미러리스 카메라랑 비교하자면 매우 저렴한 카메라거든요. 그래도 32만원으로 카메라 되는 포토프린터 치고는 비싸긴 합니다.

그래도 예쁘니까 넘어가도록 할게요.

아무튼 계속 예쁘다고 하는데, 예쁘다 보니까 목에 딱 걸고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소재가 플라스틱이라 만지면 실망한다고 했는데, 또 플라스틱이다 보니까 가벼워서 목에 걸어도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휴대성 측면에서도 좋고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카메라

 

간단 렌즈 스펙 짧게 얘기하고 갈게요.

1/5인치 센서, 그러니까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작은 센서을 가졌고요.

조리개는 F2.0으로 마찬가지로 요즘 스마트폰 메인 카메라보다 어둡습니다.

화각은 28mm로 스마트폰 1배율보다 조금 좁거나 비슷하고요.

셔터스피드랑 ISO는 자동입니다.

노출값은 -2에서 2까지 보정되는데, 사실상 이 카메라는 미러리스로 친다면 P모드, 즉 노출만 조절 가능한 자동카메라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대부분의 스펙이 스마트폰보다 안 좋기 때문에 결과물도 스마트폰보다 안 좋아요.

심지어 센서 크기도 작다보니까 그냥 옛날 카메라 정도로 감성 넘치게 나쁜 사진으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센서 크기가 작다보니 저조도 환경에서도 촬영이 어렵거든요. 그럼 내장플래시를 활용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데 이 내장플래시도 약한 편이라 그렇게까지 극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상단에 있는 건 콜드슈라 당연히 외장플래시로 조명 동조 같은 건 안 되고요. 영상 촬영도 안 되기 때문에 마이크를 달 일도 없죠. 사실상 폼에 가깝습니다.

이 카메라 소개할 때 10개의 렌즈 효과, 10개의 필름 효과를 조합해서 100가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홍보하는데요.

그냥 스마트폰에서 좋은 어플로 보정 돌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탁스 미니 에보의 효과들을 쓸 일은 없더라고요.

포토프린터

다만 카메라가 별로인 거지 인쇄는 잘 돼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카메라는 진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아니에요. 포토프린터에 아날로그 감성 한스푼을 넣어 만들어진 디지털 카메라고요.

뭐, 그래서 하이브리드 카메라라고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어쨌든 디지털로 촬영해서 즉석으로 인쇄할 수 있는 포토프린터라는 게 이 카메라의 정체성입니다.

진짜 아날로그로 쏴서 촬영하고 바로 나오는 카메라로는 후지필름에 인스탁스 제품들이 있거든요. 인스탁스 미니 11, 12, 40, 90 뭐 이런 것들이 그런 카메라들이에요.

타사로 넘어가면 폴라로이드 나우 플러스, 고 이런 카메라들이 있습니다.

이런 즉석 카메라들은 촬영하는 순간 빛을 필름에 노광시켜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요.

 

인스탁스 미니 에보는 디지털로 촬영하고 디지털로 저장합니다. 그래서 하단에 보시면 마이크로 SD카드 슬롯도 있죠. 여기에 저장된 사진들 중에서 내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해서 출력하는 방식이 이 인스탁스 미니 에보의 주된 사용법이자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필름 절약

사실 이거 얘기하려고 여기까지 빌드업해서 온 건데요.

디지털 방식의 포토프린터이다 보니까 필름이 절약됩니다.

제가 예전에 사용하고 리뷰했던 카메라가 폴라로이드 고 라는 카메라인데요. 이건 디지털이 아니고 찍으면 필름에 바로 빛을 쏴서 촬영하고 그대로 인쇄되는 오리지널 즉석 카메라였거든요.

근데 얘가 애초에 필름값이 비싸기도 한데, 심지어 실패도 해요. 나는 잘 찍었다고 찍었는데 하얗게 타거나 까맣게 나오거나 하는 경우가 꽤 빈번하더라고요. 그래서 대체 내가 뭘 찍었고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실상 필름의 절반은 버렸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인스탁스 미니 에보는 어쨌든 디지털이기 때문에 안 찍히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다시 찍으면 됩니다. 그러다가 잘 나오면? 그걸 인쇄하면 돼요.

이 과정에서 벌써 실패해서 버려질뻔했던 필름값이 절약됩니다.

그러면서도 그 자리에서 바로 인쇄하는 폴라로이드 형태의 즉석카메라 감성은 또 챙기고 있죠.

물론 진짜 즉석카메라의 감성이랑은 다르긴 해요.

그 감성을 포기해야 하거든요.

근데 감성을 챙기는 순간 내 통장 잔고는 포기해야할 수도 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즉석 카메라의 사진은 실패할 확률이 낮지 않거든요.

근데 또 포토프린터 용도로만 생각을 하게 되면, 더 저렴하고 좋은 캐논 SP1500이나 인스탁스 링크 같은 제품들이 있거든요.

즉석 카메라의 감성을 챙기실 게 아니라 단순 인쇄용이라면 아예 포토프린터로 태어난 제품들을 구매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마무리

이 인스탁스 미니 에보는 살짝 가격은 비싸지만 예쁘게 생겼고, 바로 인쇄할 수 있는 즉석 카메라의 감성도 어느 정도 챙겼고, 거기에 부족하지만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렌즈도 달려 있으니까요.

어디 하나 빼어나진 않지만 기본적인 건 소화할 수 있는 그런 즉석 카메라가 바로 이 인스탁스 미니 에보가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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